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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태[나ː태]

[명사] 행동, 성격 따위가 느리고 게으름

 

* 편의상 금마의 이름을 '중혁'으로 표기했습니다. 유의 바랍니다!

 

"김독자? 어디 있는거지?"

 

다른 누군가의 이름을 부르며 거실로 나오는 한 남자. 세상 모든 아름다움의 요소를 다 모아 놓은 듯한 남자.

 

"애옹"

 

그런 남자의 부름에 물을 마시고 있던 하얀 고양이가 대답하듯 작게 울자

 

"여기 있었군. 언제 일어난거지?"

 

작게 미소 지으며 작은 고양이에게 한달음에 달려가 안아들고 자신의 무릎에 앉을 수 있게 올려주자

 

"냐"

 

올려준 손에 자신의 머리를 들이밀어 쓰다듬어 달라는듯이 행동하는 하얀 고양이

 

"......"

 

그런 고양이의 모습에 또 다시 작은 미소를 지어보이며 살살 쓰다듬어주는 남자

쓰다듬어 주는 손길이 좋은 듯 작게 골골거리며 눈을 감고 쓰다듬어주는 것을 기분좋게 받아들이고 있는 고양이

그렇게 시간이 약간 흐르고 알람 소리가 들리자 고양이를 잠깐 소파에 내려두고 핸드폰을 가지러 들어가는 남자.

남자가 핸드폰과 자신보다 작은 사이즈의 옷을 들고 다시 거실로 와 소파에 옷을 올려두고 고양이를 들어올리며 눈을 맞추며

 

"김독자, 병원 가는 날이니 옷을 입고 와라."

 

라고 말해주자

 

"애웅"

 

마징가 귀가 되며 좋지 않다는 듯이 행동하자

 

"안 된다. 오늘은 꼭 가야한다."

 

단호하게 말하는 남자의 말에

 

"...애우웅"

 

귀와 꼬리가 축 쳐지며 대답하는 고양이

그런 고양이를 바닥에 옷과 함께 내려주자

부스럭거리는 소리가 들리더니 고양이는 사라지고 작은 남자아이가 남자가 들고온 옷을 입고 고양이 귀와 꼬리를 내어놓은채 남자에게 팔을 뻗는다.

 

"중혁이 미워."

 

남자의 이름을 부르며 아이가 표정을 찡그리자

 

"어쩔 수 없다. 저번 정기검진 날도 넘겼었는데. 이번은 꼭 가야한다."

 

중혁이라 불린 남자가 작게 웃으며 말한다.

 

"우...병원 무서워. 그런데 데려가려고 하는 중혁이 미워"

 

얼굴을 중혁의 품에 묻으며 아이가 말하자

 

"많이 미운가?"

 

아이의 머리를 찬찬히 쓰다듬어주며 물어보는 중혁

 

"...아니야...중혁이 안 미워..."

 

더욱 파고들며 대답해 주는 아이.

 

"...병원에는 좀 나중에 가도록 할까?"

 

그런 아이의 모습에 아이를 품에 안고 일어나며 중혁이 말하자

 

"...빨리 갈래..."

 

잠시 고민하는 아이가 시무룩해 하면서도 말해주자

 

"병원 싫다고 하지 않았나?"

"그래도...늦게 가는게 더 싫어."

 

계속해서 토닥이듯 머리를 쓰다듬어주는 중혁에게 고개를 파묻으며 말하는 독자에 또 다시 작게 웃으며 한팔로 아이를 안고 방으로 들어가 양말을 신기고 추위에 약한 아이의 손과 목에 각각 장갑과 목도리를 둘러주고 마지막으로 코트를 입히고서 본인도 패딩과 지갑, 차키를 챙겨 밖으로 나간다.

차 뒷자석 문을 열고, 아이를 자리에 앉히고 안전벨트를 매주려고 하자 아이가 중혁의 손을 잡으며

 

"나 앞에 타고 싶어!"

 

라고 하자 잠시 고민하던 중혁이 아이를 다시 안아들고 조수석의 문을 열고 아이를 앉힌 뒤 안전벨트를 꼼꼼히 매주고서 운전석에 앉자

 

"병원은 싫지만 앞에 타서 기분 좋아!"

 

신나하는 아이의 모습에 이제는 습관마냥 굳어진 작은 미소를 지으며 수인 전문 병원으로 향한다.

 

<멸살수인병원>

 

"우..."

 

병원에 아이를 안고 들어오자마자 쏟아지는 시선이 부담스러운지 아이가 중혁의 품으로 고개를 묻어버리자 중혁의 눈이 살벌해지며 주위 사람들을 노려본다.

진료를 받기 위해 아이의 이름으로 접수를 마치고 자리에 앉아 아이를 품에서 살짝 떼어내 얼굴을 보자

 

"왜에...?"

 

사람들의 시선을 잊은 독자가 중혁의 시선을 받으며 갸웃 거린다.

 

"...그냥. 다른 고양이들보다 김독자 네가 더 예뻐서 보고 있었다."

 

그런 독자를 보며 작게 미소지은 그가 대답하자 잠시 고장난듯 멈춰있다가 얼굴이 확 빨개지며 다시 중혁의 품에 얼굴을 묻어버리는 독자

 

"김독자님, 진료실로 들어오세요."

 

그 사이 독자의 순서가 다가왔는지 독자의 이름이 호명되었고 독자를 품에 단단히 안고서 중혁이가 진료실로 들어간다.

 

"정기검진 받으시러 오신거져죠?"

"그렇다."

"이 아이인건가요? 몇살이나 된건가요?"

"고양이 수인이며, 올해 5살이 됬다."

"생각했던 나이보다 많네요. 자, 의사선생님 보고 아~해볼까?"

"..아"

"음, 목에는 따로 이상이 없네요. 자 여기볼까? 저게 뭘까?"

"고양이?"

"그럼 이건?"

"거북이!"

"이거는?"

"물고기?"

"시력이나 지능에도 이상은 없는 것 같네요. 채혈하고 검사 결과는 하루 정도 시간 걸리니까. 채혈실 가서 채혈하고 오늘은 이만 집에 가시면 될 것 같습니다."

 

독자에게 이것저것 물어보던 의사가 이상이 없다고 말해주며, 채혈실의 위치를 손으로 가르켜주자

 

"알겠다."

 

간단히 대답하며 독자를 품에 다시 안고 나가는 중혁

 

"...중혁아, 채혈이 뭐야?"

 

모르는 단어가 나와 생각하다가 모르겠는지 중혁을 바라보며 독자가 질문하자

 

"피를 뽑는거다."

 

간단히 말해주는 중혁.

 

"...피? 주사 맞는거야?"

"주사를 맞는다고 하기보다는 주사를 꽂고 김독자 네 피를 뽑는거지"

"힉!"

 

피를 뽑는다는 것에 겁먹은 독자가 이리저리 버둥거리자

 

"안 아플거다."

 

단단히 독자를 안으며 중혁이 말해주자

 

"장담은 못 하잖아!"

 

빼액 소리를 지르며 중혁의 손길을 거부하는 독자

 

"......"

 

아무런 대답없이 채혈실로 갈 뿐인 중혁,

 

"자, 김독자 어린이. 팔 이 쪽으로 줘볼까요??"

 

채혈실에 도착한 그들을 맞이하며 간호사가 독자에게 웃어보이며 말을하자

 

"많이..아파요?"

 

긴장한 독자가 더듬거리며 질문해온다

 

"별로 안 아파요~ 잠깐 따끔할 뿐이니까. 고개 저 쪽으로 잠깐 돌리고 팔 줘볼까요?"

 

그런 독자가 귀여운지 한번 더 웃어보이며 간호사가 설명해주자

 

"......"

 

울상인 독자가 중혁을 쳐다보다가 한 팔을 간호사에게 주고 중혁의 품에 얼굴을 묻어버린다

 

"자, 잠깐 따끔~할거에요. 따끔."

 

간단하게 맥을 짚고 재빠르게 주사를 꽂자 독자가 움찔하지만 피하지는 않는다. 오래 가지 않는다는 것을 알고 있는 간호사가 피를 뽑고 주사를 뽑고서 알코올솜으로 잠시 눌러주고 있으라는 말과 함께 이만 가보셔도 된다고 말해주자

 

"..많이 아팠나?"

 

눈가가 빨개진 독자를 품에 어르듯 안자

 

"아니야아...안 아팠어.."

 

훌쩍이면서도 대답은 잘만 해주는 독자

 

"김독자 어린이. 검사비까지 포함해서 15,700원 나왔구요. 검사 결과는 내일 문자로 안내해드릴 거니까 기재해주신 전화번호 변경된 건 아니시죠?"

"변경한 적 없다. 내일 몇 시까지 검사결과가 오는거지?"

"늦어도 오후 1시에서 2시 사이에는 문자가 갈거에요."

"알겠다."

 

병원비 수납을 하며 독자와 함께 병원 문을 나서자

 

"......졸린가?"

 

꾸벅꾸벅 조는 독자를 보며 중혁이 질문하자

 

"......"

 

웅얼거리며 뭐라고 말은 하고 있으나 정확한 단어가 되지 않고 잠들어버리는 독자.

 

"......"

 

그런 독자를 보고서 피식 웃으며 차를 향해 가고 왔던 것과 동일하게 독자는 조수석에, 본인은 운전석에 안고 부드럽게 집을 향해 가는 그들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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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e plus beau et le plus beau

 

금마독자 / 7대 죄악, 나태

[성좌,

' 못보는 '

이야기를 시작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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