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너희가 아직도 육신에 속한 자로다 너희 가운데 시기와 분쟁이 있으니 어찌 육신에 속하여 사람을 따라 행함이 아니리요
고전 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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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다곤 해도 기본적인 정리는 하고 가는 녀석이었는데..."
[성좌, '은밀한 모략가'가 당신의 혼잣말을 좋아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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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릴 위해 직접 구해 오셨다는군요. 보기 드문 호인이십니다."
[성좌, '은밀한 모략가가 흥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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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좌, '은밀한 모략가'가 콧김을 뿜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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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좌, '은밀한 모략가'가 당신의 대답을 기대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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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좌, '은밀한 모략가'가 눈을 빛내며 당신을 채근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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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좌, '은밀한 모략가'가 당신을 보며 음흉하게 웃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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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좌, '은밀한 모략가'가 당신의 사악함에 감탄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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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좌, '은밀한 모략가'가 당신의 시나리오를 스타 스트림에 추천하였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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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좌, '은밀한 모략가'가....]
.
.
???.
무언가가 뒤틀리기 시작한 것은,
그 한마디에서부터 였다.
[은밀한 모략가!]
-1.
[나는 당신과 '이계의 언약'을 맺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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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도 거기까지는 예상한 범위였다. 아니 오히려, 기대하고 있던 쪽에 가까웠다. 길게 그늘진 천이 뻥 뚫린 어둠을 가린다. 벌린 입 속으로 새하얀 우주가 호흡하다가 까맣게 섬멸된다. 그는 아주 오랜 세월을 살았다. 이 우주에서 가장 긴 시간을 살면서 그는 여러 이야기를 맛 보았고, 삼켜냈다. 그러나 그럼에도 그는 고독했으며 그가 원하건 원하지 않건 계속 가장 오래된 ■ 과 맞서 싸워야 했다. 거기에 그에 의사가 얼마나 있었는가? 덧없는 질문을 멈춘지는 오래였지만, 무수히 많은 꿈의 꼭두각시가 죽어가는 걸 보고 있자면 퇴색된 감정이 떠오를 수 밖에 없었다.
그래서 주는 기회였고,
단 한번 뿐인 거였다.
그로서도 막대한 개연성을 감내하고 내린 결정이었다. 은밀한 모략가는, 가장 오래되면서도 고독한 이계의 존재는, 먼 옛날 ■■■ 라고 불렸던 화신은..... 그 성좌는 , ■을 본 그 사내는.
사실은 ......... 했다.
[왜 저들을 구하려는 것이지? 너 하나만 살아도 결말은 볼 수 있을 텐데.]
어느 이야기는 시간이 지날수록 더욱 선명해진다.
[그들이 그걸 원하지 않는 다면?]
- 빌어먹을, 김독자! 그만둬! 제발! 돌아오라고!
[그것은 구원이 아니다. 저주다.]
- 그때 왜 우리를 살린 거예요?
아드막히 먼 옛날 … 무언가가 변할 수 있을거라고 믿었던 어느 화신이 김독자의 모습과 선명하게 겹쳐보였다.
[ 죽어야 할 자들을 살려서 세계선을 바꾸고, 모두에게 상처를 입힌 후 네가 원하는 결말에 도달한다고 한들 …… 그게 대체 무슨 의미가 있지?]
- 당신이 이 죽음을 잊지 말았으면 좋겠어요. 당신이 지금 느낀 이 감정이,
[네가 무엇을 하고, 어떤 이야기를 만들든, 너는 진정으로 그들에게 닿지는 못한다.]
-…그때의 우리가 느꼈던 감정이니까요.
아, 그래, 그는.
[ 네가 구원하지 못한 그 세계들은 모두 어떻게 되는 것이냐?]
'그'가 그와 같은 감정을 느끼지 않았으면 했다. 그렇다고 생각했다.
─── 과 거 현 재 미 래 는 다 르 지 않 으 니 부 질 없 는 이 야 기 만 이 남 으 리 라
그래서 그가 3회차로 돌아가지 않으려고 했을 때. 그가 '화신'으로 살 수 있는 이 세계를 버리려고 했을 때.
[모든 것은 이미 정해져 있는 이야기였거늘 …… 너는 네가 무엇을 바꾼 것인지 모른다.]
…■■의 흐름이 다시 뒤바뀌어진 것이 느껴졌을 때, 이성 이상으로 치고 올라오는 감성을 막을 수가 없었다. 왜? 어째서? 그의 눈에는 똑똑히 보였다. 어떤 시나리오는 보이지 않아서 더 확실하다. 스타 스트림의 무게의 추가 '다시', 종장에서 영원으로 옮겨 오는게 느껴졌다.
그와 동시에 몸에 스파크가 감도는 것 또한 소름끼치도록 선연하다. 모든 이야기의 시작과 끝은 알 수 없어지니, 결국 또 다른 영원만이 부질없이 남으리라.
은밀한 모략가는 직감했다. 이 자리를 물려주는 게 얼마 남지 않았다는 것을. 그러나 이 갈 길 없는 분노는 왜인가.
그뒤부터 그는 어떤 소설의 내용을 조금씩 풀었다. 스스로가 보아도 완전히 납득 가능한 행동이 아니었기에, 그는 다만 가장 오래된 꿈 대신 김독자를 죽이는 것으로 목표를 바꿔서 그렇다며 스스로에게 변명했다. 아주 오래전에 받았던 성흔 자기 합리화가 잠시동안 떠올랐다가 가라앉았다.
그래서 그의 첫번째 동료와 김독자가 서로 싸우는 것을 보며.
일행들에게 자신이 이 이야기의 독자라는 것을 밝히는 것을 보며.
그는 마침내 모든 이야기가 어느 정도 정상 궤도를 찾았음에 만족해했다.
이제 너도 나와 똑같이 고독 속에 있을 것이다. 그렇게 이계의 신격이 되겠지. 모든 것은 네가 자초한 일이다….
그런데 이변이 발생했다.
-만약 우리가 등장인물이라면, 독자 씨는 그런 등장인물들을 위해 몇 번이나 자신을 던진 거예요. 나도 다른 사람들도, 그것만 기억할 거예요.
죽은 줄 알았던 감정이 속에서 울었다.
-아저씨, 전 어려서 아저씨가 왜 그런 말을 했는진 잘 모르겠어요. 그래도 …… 지금 아저씨가 무척 힘들다는 건 알겠어요.
믿을 수가 없었고,
-독자 씨, 제 매뉴얼에 이런 상황에 대한 대처법은 없습니다. 절 너무 곤란하게 하지 마시고 평소처럼 돌아와 주십시오.
믿고 싶지도 않았다.
-난 사과나 위로 같은 거 잘 못 해. 그 소설에 정말 내가 나온다면 아저씨도 알겠지?
저 김독자와 자신이 뭐가 그리 다르다고? 고독해지기는커녕 더 돈독해진 그들을 보며 은밀한 모략가는 무의식중으로 주변을 둘러보았다. 아무도 없었다. 여전히 이곳에는 그 혼자 뿐이었다. 이계의 언약을 맺을 때 우연히 1863 회차의 한수영과 만났지만 정말 그뿐이었다. 은밀한 모략가는 텅 빈 우주에서 사라진 얼굴을 손바닥으로 가렸다. 일그러졌을 표정이 뻔했다.
아들, 어머니라고 부르는 저들의 모습이. 서로 어떻게든 지켜주려는 모습이.
아 그러나 가장 이해가 안 되는 것은,
그런 그들의 모습에 화가 나면서도 저런 이야기도 나름대로 괜찮다고 생각하는 그 자신의 마음이었다.
-????.
그 뒤로 은밀한 모략가는 채널을 보는 횟수를 확연하게 줄였다. 저 이야기가 마음에 든다는 것을 믿고 싶지 않았다. 모든게 불안정하고, 곧 무너질 것 같은 저 이야기가 … 저 이야기를 지켜주고 싶다는게. 그러면서도 수시로 드는 비열한 질투가.
내가 저 김독자였으면 좋겠다는, 오래전 죽은 화신의 마음이 너무 ……. 은밀한 모략가는 슬픔 속에 그를 지워야만 했다. 그러나 예전에 그를 위해 걸어두었던 외신들의 보호를 거두지는 않았다.
0.
그는 멍하니 우주를 바라보는 일이 잦아졌다. 그로써도 이 감정을 명확히 설명할 수 없으니, 수령의 끝바닥에서 다 죽은 감정들만 뒤척일 뿐이다.
스스로 지혜 있다 하나 어리석게 되어
롬1:22
한편, 헬라어로 ‘젤로테스’는 ‘시기’, ‘질투’라는 부정적 의미 외에도(행 5:17; 롬 13:13; 고후 12:20; 갈 5:20; 약 3:16) 긍정적 측면에서 ‘열심’, ‘열정’이란 뜻도 갖는다.
-시기에 관한 설명 중 일부 발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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점마독자 / 7대 죄악, 시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