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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W : 폭력

 

 

창백한 가지 아래로 가느다란 숨이 붙는다. 마른 손가락 첨단에 힘이 들어가지 않았으나 서늘히 감기는 피부는 마치 뱀이 사냥을 하는 듯 목을 감싸들었다. 혹여 남이 보았다면 어루만져주는 꼴이 다정하다고 할 법한 모양새일지 모른다. 검은 베일 아래 불쑥 튀어나온 흰 손은 괴이하고 뒤틀렸으나 시선을 끌어내는 묘한 작용을 보였다. 

 

 

김독자는 베일이 덮힌 손 아래 힘없이 몸을 뉘었다. 반 정도는 강압으로, 나머지는 자의로. 새카만 베일 아래 흰 피부가 맞붙었다. 마른 손가지는 미동도 없이 나약한 목 선을 붙들기만 했다. 상아빛 손가락이 노래하듯 느리게 피부 위를 미끄려졌다. 살을 에는 한기에도 김독자는 눈을 뜨지 않고 순응했다. 

 

 

순응하는 기만자의 모습은 마치 죽음을 덧그리는 시체 같았기에

■■■는 손아귀에 힘을 주지 않을 수 없었다. 

 

점이 모여드는 마냥 손 위로 악력이 덧씌워졌다. 새끼 손가락을 붙잡는 어린 아이의 손장난 정도의 압력이 순식간에 꺽짓손으로 바뀌어 숨통을 눌렀다. 흰 목이 문드러질 듯 가늘게 핏줄이 돋았다. 움푹 눌린 흠 위로 피가 몰려 살갗이 발갛게 색이 올랐다. ■■■는 생경한 그 색을 오래도록 눈에 담다가 턱이 벌어져 갈구하는 호흡이 꺼져갈 때 즈음 힘을 풀었다. 

 

 

이렇게 까지? ■■■는 이 순간을 질리도록 좋아했다. 실체를 가지지 못해 성좌, 화신 그 어느 곳에도 속하지 못하는 존재라고 밝힌 이후 자주 있는 일이었다. 불쌍한 피해자라도 되는 마냥 애잔한 핑계로 과거의 자신을 목조르는 이 순간. 쿵, 쿵. 생동감 있게 색과 소리를 가지고 존재하는 것의 모가지를 틀어쥔 손은 희열에 잘게 떨렸다. 그 누구가 과거의 자신을 동경해 숨통을 가지고 놀려하겠는가? 

 

 

맥없이 뻗어든 가지는 삐죽삐죽 날이 서 한없이 목을 조인다. 덩쿨처럼. 김독자는 한계까지 달라붙은 숨을 가파르게 내쉬었다.

 

 

얄쌍한 뱃가죽이 갈구하듯 허덕대며 꺼졌다 부풀기를 반복한다. ■■■는 놀이하듯 마른 살가죽을 쓸어내렸다. 끝을 향하고 있어 못내 사랑스러운, 동시에 생生을 갈구하는 추잡한 몸을. 비틀린 몸은 피하지 못하고 따끔따끔하게 쓸어내리는 감각을 고스란히 맛보았다. 김독자는, 가시가 돋힌 채 온 몸에 실수를 퍼붓는 ■■■를 비웃었다. 따갑게 옥죄드는 덩쿨에 굴복하지도 않아 상대를 조롱했다. 

 

 

김독자는 종래에 제 목을 바스라트릴지 모르는 힘이 드세짐에도 창백한 웃음을 지우지 않았다. 

 

 

오시와 비난. 질투해? 숨을 멈추고 꺽꺽이는 목소리가 뱉은 말은 힐난이었다. 트집이 잡힌 ■■자는 새카만 눈구멍으로 한참동안이나 터질 것 같은 김독■를 내려다보았다. 파리한 가지 위로 핏줄이 돋을 만큼 힘이 드세어진다. 근육이 직격으로 눌러 입이 형편없에 벌어졌다. 

 

 

너는 결을 볼 수 없어서? 무딘 날이 손가락 위를 둔하게 파고들었다. ■독■는 ... ... 무방비하고, 나약한 몸을 부러트리고 싶었다. 할 수 없는 일. 구순 위를 애닳게 허덕이는 숨이 한계 아래로 처박혔다. 생리적으로 몸에 힘이 들어간다. 금방이라도 위의 자신을 끌어내고 싶어 아둥바둥 몸서리가 쳐진다. 허나 ■■■는 저항하지 않았다. 알고 있기 때문에.

 

 

그럼에도 ‘죽일 수 없다.’ 김독자는 과거의 ■■■를 결코 죽일 수 없는 몸이기 때문에. 불문율이다. 멍 청한 ■ ■■. 아니, 사실은 존재에 대한 이러 저러한 이야기는 죄다 핑계였다. 김독자는 가시나무 아래 창백하게 드러누운 김독자의 무방비함을 사랑했기 때문에. 제가 더 이상 가지지 못할 애정의 대상자였기 때문에. 

 

 

일부는 선망과 닮았으며 나머지는 질시와 같이 지저분한 찌꺼기 이유였다. ‘내’가 아닌 김독자는 이야기를 사랑을 받고 있으며, 그 활자를 사랑했다. 그 이야기 속에서는 길가의 널부러진 돌멩이 하나 조차 김독자를 선망하고 아낀다. 하물며 주인공 마저 추앙하듯 그를 섬겼다. 그렇다면 확정된 미래의 응집 쯤 된 자신이 어떻게 김독자를 사랑하지 않을 수 있겠는가. ■■■은 불가항력으로 ■■■을 ... ... 

 

 

짓이겨진 상념을 맺듯 손에 힘이 풀렸다. 김독자는, 과거의 ■■■을 향한 손을 거두었다. 힘을 준 마디가 화끈거렸다. 따갑다. 살갗 정도였던 피부가 까슬까슬하게 이는 것 같았다.

 

 

■■■은 그제서야 환하게 웃었다. 미적지근한 체온에 시든 가시가 우스웠기 때문이라 생각하며.

 

 

해쓱한 피부가 공기를 받아들이지 못해 급하게 애달복달한 탓에 곳곳이 붉었다. 얼룩과 같이 목 위로 딱 한 뼘 만한 벌건 손자국이 선을 따라 두드러졌다. 김독자는, 저항 한 번 하지 않고 말간 낯을 일그러트렸다. 망할 ■■■. 입 새로 가쁘게 흩어지는 욕설이 무겁다. 

 

 

김독■는 자신을 향한 악담에도 웃는 둥 마는 둥 멍이 들 자욱 위로 입을 맞추었다. 새로운 결結을 안겨줄, 사랑스러운 나의 구도자. 김독자는, 탄식을 집어 삼키고 김독자에게 입을 맞추었다. 끝내 목을 조이지 못한 손을 미련스레 감싸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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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시나무 

 

점마독자 / 7대 죄악, 시기

[성좌,

'나태유희자'

이야기를 시작합니다.]​

​합 작 후 기

우리 섭님을 갈아넣어 만들어진

완벽한 7대 죄악 독자른 합작 ... 재미있었습니다

평소에 써보지 못했던 커플링두 많았고

다른 분들 연성이 기대돼요 ㅠㅠ

흑흑 다들 수고 많으셨고 좋은 합작 감사합니다

섭님 사랑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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